아침 일찍 집에서 서두른다. 부산을 향한 길은 멀고도 멀었다. 물론 과거에...

아침에 가까스로 떠진 눈은 앞으로 가야할 먼길을 그리며 그리움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버스를 타고 청량리역에 내렸다. 예전에 청량리역 근처는 그저 평범한 길이었는데 지금은 온갖 버스 노선을 기다리는 여인이다. 종합 환승센터의 모습을 갖춘 이곳에서 잠시 아침의 쌀쌀함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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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의 복잡한만큼이나 지금은 심정적으로 복잡하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과거에는 그런 사실이 아픔으로 다가왔지만 지금은 내심 그 반대다. 현 정부의 실패를 바라는 이기심이 나라가 부강해지는 대의보다 더 크기 때문일까? 각종 실책을 쏟아내며 소통의 부재는 말할 것도 없지만 남북한 통일 문제도 냉각수를 들여부어 그 냉각의 정도가 심하다. 

2002년 연평해전 당시 나는 금강산에 있었다. 그 동안의 남북관계로 보아 이 군사적 충돌로 더이상 금강산 땅을 밟을 수 없겠구나 생각했지만 이후에도 금강산 사업은 지속되었다. 그런데 현정부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현 정부가 실용을 표방하는데 진정한 실용이라면 나는 적성국의 대표라도 만나서 대화하겠다는 오바마의 태도가 실제적인 실용이지 북한의 특성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귀를 막고 전혀 의사소통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버티기 작전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결국 현재 남북한간의 불신만 더 키웠기 때문이다.
현재의 남북경색에 대한 책임은 어느 쪽이 더 큰가에 대한 답변 2008년 11.21 (금)
SBS 시사토론 시민토론단 발언중에서

실제적으로 정부 및 여당은 두 귀를 귀울여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통일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말로는 모든 길을 열어 놓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은 자물쇠로 꼭꼭 걸어 잠그고 우리는 언제든 대화할 통로를 열어놓고 있다고 하는 웃지못할 촌극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한다. 서울역에 도착한다. 3층 KTX를 타는 곳에서는 국화꽃이 먼지나는 실내를 정화시켜주고 있다. 

자본주의 상징이자 그 공간에 수많은 종류의 꽃을 수 놓은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갈등을 쏟아내며 살고 있는 것인가? 조금 이해하고 양보하면 큰일날 것처럼 생각하는 현 시대는 개인이 소지한 단돈 100원도 아무런 결과없이 쓰여지는 것을 아까와 한다. 모두들 돈이 화두다.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고액 사채놀이를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100원 빌려주고 일주일 후에 200원을 되돌려 받는단다. 참으로 기가막힐 세상이 되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뭐가 되려는가하고 장래 희망을 물으면 사채업자가 되어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답한다 한다. 막막하다. 어느새 다른 인간적인 가치는 사라진채 고등학교 도덕시간에 배웠던 황금 만능주의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그때 시험에 나와서 외우던 것과는 너무나 상황이 다르다. 이것은 실제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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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를 횡단하는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이 생기고 난 이후 물류혁명이라 칭송받아 왔다. 그런데 지금은 그 자리를 KTX가 대신하고 있다. 서울역에서 9시 10분에 출발한 기차는 부산역에 11시 54분에 도착한다. 가는 길에 평소에 시간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지식을 습득하기를 거부했던 습관을 돌이킨다. 가방속에 들어있는 두꺼운 책중 가벼운 마음으로 책 하나를 꺼내든다. 그리고 3시간동안 편안한 독서를 지속해 나간다. 보통 눈이 감겨야 정상인데 이날은 쌩쌩하다. 부산역에 도착해서 원장님과 함께 석포여자중학교를 향한다. 가는길에 부산문화회관도 보이고 산자락에 위치한 정자도 한 눈에 들어온다. 아직 부산은 가을 단풍속에 있다. 아마도 1주일이면 다 사라질 풍경을 간직하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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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 들어선다. 굽이굽이 언덕길을 아침마다 오르내릴 학생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도 교정이 이쁘다. 날씨가 만들어 놓은 형형 색색의 잎사귀를 뽐내는 나무들로 둘러 쌓여 있어 아이들의 정서가 더 풍성할 것이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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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석포여자중학교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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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포여중 교정(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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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 들어서자 마자 써 있는 아름다운 마음은 아마도 이곳에 살고 있는 여학생들이 모두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베어 있을 것이다. 점심시간이 임박하여 학교 급식으로 점심 대접을 받는다. 비빔밥이었는데 맛있다. 정성이 베어 있는 식단이다. 식후 교무실에 들어가 담당 선생님과 한잔의 커피를 함께 마신다. 같은 자판기 커피지만 아무래도 정성이 들어간 찻잔속에 담긴 마음이 커피맛을 더 진하게 만들어 주는 듯 하다. 5층에 위치한 목련관(대강당)을 들어가기전 창밖을 바라본 학교는 가을의 아름다움으로 둘러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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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설치부터 여러가지를 도와주는 2학년 학생이 있었다. 같이 같던 사무관님과 원장님 모두 저런 딸이라면 부모 마음이 얼마나 흡족하고 좋을까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얼굴도 선하지만 일을 도와주는 마음씨가 곱다. 이 학생의 마음이 석포여중의 분위기를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하다. 가까스로 옆모습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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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두 중3이면 이미 마음을 놓고 있을 것이다. 통일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무리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음도 풀어졌겠지만 강의 내용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은 심각해질수도 있는 분위기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겨지지만 생각보다 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느낌이 전혀 없어 보인다. 김정하 선생님의 강의시간이 이어지고 강의가 끝난 후 퀴즈와 골든벨을 진행했다. 다들 흥미있어 했고 재미 있어했다. 그동안 몰랐던 조그마한 지식을 전달해 주기 위함은 아니다. 그냥 너무 험악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통일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랄뿐이다. 서로 즐겁게 떠들면서 노는 사이 어느덧 1시간 30분정도의 시간이 흘러간다. 아마도 아이들의 마음속에 적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의 일부로 되새김질 되기를 바래본다. 분단의 폐해가 사회 곳곳에 녹아있으며 아직도 좌파 빨갱이 논리로 사람을 매도하면 그 약발이 먹히는 사회다. 적어도 내가 키우는 아이들 세대에서는 그런 이념논리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지저분하게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도 않았으면 한다. 통일문제가 하나의 중대한 민족적 문제이기를 떠나 개인의 올바른 가치관을 습득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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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통일교육을 마치고 교정을 나선다. 되돌아 가는 길은 그나마 힘겹지는 않다. 부산역에서 잠시 차를 마시면서 부산역 앞에 세워진 아래 꽃으로 둘러쌓인 광고물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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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사회의 일부는 아래 할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남아있는 현금을 저 바구니에 마음껏 쏟아 붓지 못하는 것을 보면 우리는 아마도 함께 살고 더불어 살아가는 연습을 덜 한 것이 분명하다. 남한내에서의 이런 모습 결국 통일의 시대에 다가올 희생...그 무엇도 고통 분담하지 않으려는 지금의 세대가 어지러운 심장을 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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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가치 있다는 것은 좀더 선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며...
2008/11/22 20:52 2008/11/22 20:52
Posted by 길목


북한 “불능화 조치 중단” 선언의 배경과 향후 전망

조 민․박 형 중 (통일정책연구실장․남북협력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조) 북한은 8월 26일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 중단”을 선언했다. 오늘 대담을 통해 북한 핵시설 불능화와 신고‧검증을 골자로 한 비핵화 2단계 과정을 짚어보고, 북한의 불능화 조치 중단 선언의 배경과 향후 정세를 전망해 보자.

싱가포르 잠정합의, 비핵화 2단계 종결 기대 모아

박) 지난 4월 8일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에 대한 북‧미 간 잠정합의가 이루어졌다. 합의 방향은 우라늄 농축 문제와 시리아 핵확산 의혹은 별개로 하고, 일단 플루토늄 문제만 신고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런 점에서 싱가포르 잠정합의는 비핵화 2단계 마무리로 가는 길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싱가포르 합의에 탄력을 받아 5월(8~10일) 성 김 미국무부 한국과장이 방북해서 영변 원자로 가동일지(18,822쪽)를 받았고, 6월 26일에는 마침내 북한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게 핵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와 동시에 미국은 북한을 적성국교역법(Trade with Enemy Act) 적용 대상에서 해제했고, 테러지원국(State Sponsor of Terrorism) 명단 해제 절차에 착수했다. 그 다음날 27일에는 북한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는 세계적인 이벤트를 연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7월(11~12일) 베이징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이 개최되어 10월 말까지 북한의 불능화 완료에 맞춰 5개국은 대북 중유‧비중유 지원을 완료한다고 합의하였다. 7월 23일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6자 외무장관 비공식 회동이 있었는데,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관과 북한의 박의춘 외상도 참석하여 주목을 받았다.

조)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 신고에 맞춰 의회에 테러지원국 해제 절차를 통보했다. 그 후 미국은 북한의 핵 활동 검증 절차 없이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는 어렵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북한이 검증 계획서(프로토콜) 작성을 거부함으로써 타깃 타임(8.11)을 넘기고 말았다. 그러자 북한은 14일에 핵 연료봉 추출을 중단한다는 사실을 관계국에 통보하였고, 성 김 대북특사 방중(8.14~16일) 시기에 북‧미 양자회담도 무산되었다. 20일 북한 외무성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검증은 매우 부당한 요구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어 어제(26일) 북한 외무성은 “핵시설 불능화 작업 중단, 영변 핵시설 원상복구 조치 고려” 라는 입장을 선언함으로써 비핵화 2단계 마무리 단계에서 예기치 못한 난관이 조성 되었다.

불능화 어디까지 왔는가

박) ‘10‧3 합의’에 따른 불능화 조치는 현 단계 11가지 조치 중에 8개가 완료된 상태이다. 미완료된 3개 조치는 원자로 내 △‘사용 후 연료봉(폐연료봉)’ 인출, △미사용 연료봉 처리, △원자로 제어봉 구동장치 제거 등으로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아직 시작되지 않은 사안이다. ‘사용 후 연료봉’ 인출 상황을 보면, 북한이 5개국 대북 에너지 지원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로 인출 속도를 늦추면서 현재 8,000개 중 약 60% 4,800여 개의 연료봉이 인출된 상태이다. 미사용 연료봉 처리 방식에 관해서는 6자회담 당사국 실무논의가 진행 중이며, 제어봉 구동장치 제거는 ‘사용 후 연료봉’ 인출이 종료되어야 가능한 대상이다. 현 단계의 불능화를 되돌려 ‘원상복구’와 함께 원자로 재가동을 시도할 경우 시설 복구와 냉각탑 설치 등에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검증 문제에 대한 북‧미 입장 차이

조) 핵심 사안은 검증 문제에 대해 미국과 북한 사이에 견해 차이가 크다. 검증 프로토콜 핵심은 3가지로 검증대상, 검증방법, 검증주체의 문제가 제기된다. 특히 미국은 샘플 채취, 불시방문 허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처음부터 이러한 검증 프로토콜에 대해 합의해 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즉, 북한은 처음부터 검증은 또 다른 협상 대상으로, ‘2‧13 합의’, ‘10‧3 합의’에 임할 당시에도 검증을 수용할 의사는 없었다. 그럼에도 신고서 ‘페이퍼’만 제출하면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할 것으로 기대했을 수 있다. 더욱이 명단 해제는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는 전략적 원칙하에 대미협상을 진전시켰다고 보겠다.
다른 한편 협상과정에서 미국은 신고서 제출 정도로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정도는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게 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이를테면 라이스-힐의 양보를 통한 유화적 협상 행태는 북한을 상당히 고무시킨 측면이 있었고, 이에 북한은 부시 행정부가 외교적 성과(legacy)에 연연해하는 모습에서 별다른 양보없이 큰 것을 챙길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지난 7월, 북한 통일전선부가 조총련에게 보낸 강연자료 ≪새로운 전환적 국면을 맞이한 조선반도 정세에 대하여≫(「월간조선」 9월호)는 북‧미 협상에서 대미전략의 승리를 극구 예찬하면서 상당히 낙관적인 정세 전망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이 강연자료는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는 ‘부시의 항복 선언’과 같은 것으로, 김정일의 “영활한 외교술”의 전취물로 치켜세웠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가입뿐만 아니라 외국기업들의 방북 러시에다 미국의 ‘대조선 정책전환’으로 북한의 경제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며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국제질서가 반세기만에 전환되는 역사적 국면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나이브’한 정세 인식은 그야말로 북한의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의 한계를 드러내는 증좌이기도 하다.
요 근래 1~2개월 사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 조야의 물밑 역학 구도는 다시 딕 체니 부통령이 주도하는 강경 라인이 득세한 시간이었다. 북한의 ‘기만적’인 신고는 그들에게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테러명단 해제는 미국의 엄청난 전략적 실책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라이스-힐로 이어지는 대북 협상팀의 역할은 거의 한계에 봉착한 모습이며 부시 대통령마저 명단 해제 문제에 보다 신중한 입장으로 바뀌었다.

북한, 테러지원의 새로운 증거 나타나

최근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과정에서 제출된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이번 7월에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 박사는 근년 북한과 테러단체와의 협력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2004년부터 북한이 헤즈볼라(Hezbollah)와 깊이 협력해 왔으며, 그리고 스리랑카의 타밀 반군(Tamil Tigers), 여기에다 이란의 혁명 수비대(Iranian Revolutionary Guard)와도 지속적인 관계를 가져왔다는 것을 밝혔다. 물론 이런 사실은 미 정보 당국이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사안이지만, 마침 예민한 시기에 이러한 테러와의 협력 내용이 공개되었다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말 할 여지없이 북한은 여전히 테러지원국가라는 증거를 제시한 셈으로, 그동안 쉬쉬해왔던 협상파를 난처하게 하는 사안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헤즈볼라 요원들이 북한에서 훈련을 받았고, 또 헤즈볼라의 지하군사시설(터널, 벙커)은 북한의 도움으로 설계‧건설되었다는 사실의 폭로는 미국 조야에 부시 행정부의 대북협상 방식에 커다란 회의를 품지 않을 수 없게 했을 것이다.

검증과 관련한 북한과의 근본적인 입장의 차이, 북한의 여전한 테러지원 활동, 대북유화정책을 비판하는 맥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전 상황 등은 미국 내부에서 북한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강조하는 견해가 득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박) 전체적으로 보아, 북한이나 미국이나 2단계 비핵화 협상의 난관을 돌파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협상 도중에 예상치 못한 난관이 제기되는 것은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걸 양쪽이 모두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돌파해야 한다. ‘2‧13 합의’, ‘10‧3 합의’ 진행과정에서도 큰 난관들이 있었다. 지금 검증 문제가 등장했는데 검증문제에 관해 미국이나 북한이나 서로 견해차가 클 수 있다는 것을 양쪽 다 예측은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
문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북한과 미국이 공히 검증 문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시간적으로나 정치적 의지의 측면에서나 타협 전망이 밝지 않다. 임기 말 정부인 부시 행정부에게는 이 복잡한 문제를 풀어갈 만한 시간적 여유도 정치적 의지와 자산도 없다. 따라서 원칙적 입장만 제시한 채로 적절한 선에서 봉합상태로 두는 방안도 고려함직하다.
북한은 부시 행정부와 이 문제를 풀어도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그리 크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시간도 많지 않고, 북한 측이 양보를 하더라도 임기 말 정부인 부시 정부로부터 적절한 반대급부를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북한 입장에서도 원칙적 입장을 선언하고 더 이상 일을 진전시키지 않는 것이 합리적일 수도 있다.

북‧미 간 중간결산의 대차대조표

조) 그러면 ‘2‧13 합의’, ‘10‧3 합의’로부터 지금까지 미국과 북한이 서로 무엇을 양보하고 무엇을 얻었는가

박) 우선 북한부터 살펴보자. 북한은 핵시설 불능화와 신고서 제출로 95만톤의 중유 지원을 약속받았고 그 중 약 40% 가량 지원되었다.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50만 톤 식량지원을 약속 받아 그 중에 일부가 북한에 전달되었다. 정치적 측면에서는 2007~2008년 동안 북한은 북‧미 협상구조 덕분에 북한의 대외정세가 안정되면서 고립을 극복할 수 있었다. 2007년도에는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남북관계를 북한에 유리하게 설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그리고 중국 및 일본과의 관계도 악화되지 않았다.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은 북한 핵실험 이후 2007~2008년 동안 동북아 긴장고조를 방지하는 한편 북핵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이는 미국 대외정책의 큰 부담을 덜어 준 것이라 볼 수 있다. 한때 부시 행정부가 ‘외교적 유산’을 위해 북핵 문제에 과도하게 양보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제 임기 말에 당면한 상황에서 부시 정부는 그간 북핵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온데 대해, 이 정도 수준에서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더 이상 보다 더 많은 외교적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 북한에 양보해야 할 정치적으로 절실한 이유가 없을 수 있다.

조) 이번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이 국제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박) 동북아 국제정치 상황을 살펴보면, 지금은 중국, 한국, 일본 미국 사이에 대북 협상책을 놓고 커다란 정책적 분열이 없는 상황이다. 북‧미 협상틀이 유지되어왔고, 현재 발생한 검증 문제에 대한 이견 차에 대해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이걸 두고 중국과 미국 간의 견해 차가 커진다던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한‧일 관계 중‧일 관계도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이 다음 수를 두어야 되는데 북한의 입장은 크게 유리하지 않은 것 같다. 주변국 사이의 정책적 견해가 클 때 북한 운신 공간이 커진다. 차기 미국 정부가 들어서서 또다시 강경정책을 취하지 않는 한, 북한이 주변국의 압력에 의해 검증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내년도 북한의 경제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일단 확보된 대외원조는 내년 초 중반까지 미국 식량 50만 톤뿐이다. 그 이외에 대해서는 북한이 내년도에 확보한 게 없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 정상회담에서 한‧중은 외교안보문제에 대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고, 미‧중 간에도 북한 문제를 두고 상호 협의와 협력이 증가되는 추세이다. 물론 한, 중, 미의 생각이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내년도에 각 국가별로 대북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북핵 문제와 연결하여 한층 조율된 형태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봉합국면 속의 북한의 도발적 조치 예상

북한은 2009년 차기 미국 정부 출범 시기에 미국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조금 도발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26일 외무성 성명은 북한이 불능화 과정 중단 선언을 한 것으로, 앞으로 한 두 차례 조금 더 과격한 성명이 나올 수 있다. 미국의 새 대통령이 확정된 이후인 내년 봄쯤에 북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유도하는 보다 강력하고 구체적인 협박조 성명이 나올 수도 있다.

조) 결론적으로 말해 지금 테러명단 해제를 비롯한 북‧미 협상의 진전 여부는 라이스, 힐의 손을 떠난 상태로 여겨진다. 앞으로 9~10월 북‧미 협상 문제는 맥케인 선거캠프의 판단과 역할에 달려 있다. 아마 맥케인 캠프는 검증 문제에 결코 유화적 입장을 취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유화적 입장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것이다. 따라서 북미 핵협상은 북한이 검증 프로토콜에 합의하여 국제적 규범에 부응하는 검증수용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현 단계 협상국면이 차기 정부 출범까지 봉합될 가능성이 크다.
2008/08/28 22:55 2008/08/28 22:55
Posted by 길목


새벽 아침공기를 마시며 개성공단 방문 준비를 한다. 아직 분주한 하루가 시작되지 않은 이른 시간 주로 이용하는 자가용(자전차)을 타고 집합장소로 떠날 준비를 하는 중에 느껴지는 남북 화해의 물결을 잠시 되새겨 본다. 금강산을 여러번 다녀왔다는 것이 남북교류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나타내주지 않듯이 개성을 얼마나 다녀왔느냐보다는 어떤 마음으로 가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가슴한구석에는 민족을 향한 하나됨을 서로 외치지만 정치적으로는 다른 입장에 서 있을 우리들의 가슴아픈 시대적 상황을 잊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새벽 다섯시부터 시작된 출발준비는 7시 10분이 되어서야 끝났고, 가는 길은 다행히도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북쪽으로 향하는 출입시간이 변경되어 임진각에서 40분정도의 여유시간을 보냈다.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 되기전에는 이곳이 평화적 휴식지대로 가기 위한 관문이었다고 생각되었지만 이제는 통일대교를 지나 DMZ 안에 위치해 있는 도라산역과 남측 출입국관리사무소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북한을 가려면 항상 공항과 같은 철저한 출입국 심사를 거치게 되고, 같은 민족의 나라를 가는데 두번의 엄격한 출입국 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에 불평을 하던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일 후 함께 살아가야할 사람들을 어떤 마음의 자세로 받아들이느냐는 것이다. 사실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북측으로의 출입심사가 복잡한 거추장스러운 것을 벗어던지고 무척 간소화 되어 간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DMZ 를 통과하여 2차 정상회담때 노무현대통령이 도보로 건넜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불과 15분여를 달리다 보니 북한의 개성땅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가까운데 심리적으로는 왜 그렇게 멀게 느껴졌을까? 금강산을 처음여행하던 때와는 다른 이 느낌은 무엇이란 말인가? 아마도 떨어져 살아왔던 만큼의 시간적 간극을 메워주는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해본다. 육로로는 도저히 갈 수 없었다고 생각되던 곳을, 아니 거의 불가능이라고 단정했던 불신을 가지고 대치해왔던 지난날들을 돌이켜 남북 화해 협력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들이 이렇게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의지적으로 동의하는 느낌이 그것이다.

개성공단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이곳에서 느껴지는 환경이 왜 이렇게도 친숙하단 말인가? 마치 서울의 외곽지역에 전철타고 버스타고 내려온 느낌이다. 운동한 후 목마를 때 잠시 들리던 패밀리 마트의 로고가 적지않은 친숙함을 가져다 주기도하는 동시에 그만큼 폐쇄적이었던 북한의 시장개방을 향한 노력이 투영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의류공장, 시계공장 및 개성공단 현황을 돌아보며 비록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일에 열중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얼굴을 확인하면서 이곳은 남북한이 더불어 살기 위한 연습을 실천하기 위한 실험장소라 결론지어 본다. 더불어 살아야 하지만 그렇게 연습하지 않았던 지난날을 뒤로 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살아있는 현장의 모습에 작은 응원의 손길을 보낸다.
2007/12/27 19:28 2007/12/27 19:28
Posted by 길목


북쪽에는 남북분단 이전에 2,600여 교회가 있었으며 평양은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정도로 당시에 다른 도시보다도 가장 많은 교회가 세워져 있던 곳이다. 교회내에서 흔히 북한을 돕거나 통일을 말할 때 이 사실을 우선적인 근거로 이야기 하게 된다. (참조 URL -
 http://kcm.co.kr/mission/map/Asia/Northkorea/data/nk0008.html)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남북한의 통일은 샬롬(평화)의 하나님이 당연히 바라시는 것이므로 언젠가는 이루어질 역사적 사실임에는 틀림없다. 북한은 분단 이후 사회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세워졌으며 우리나라(남한)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세워졌다. 또한 해방 후 남북한 대 통합을 시도하던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같은 민족끼리의 싸움으로 인해 분단이 되었으며 그 이후 50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 씻어지지 않는 상처를 우리는 떠 안고 가고 있다. 언젠가는 이 상처가 치유되어야 할 날이 오게 될텐데 그 치유과정은 아마도 분단되어 떨어져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최근 프랑스의 TV 인 M6의 기자가 개인용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이 2007년 1월 21일 방영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그런데 제목은 아주 기가 막힌다.  프랑스 TV “북한, 일상화된 지옥”
어디서 많이 들어 보았던 우리나라 주류 신문으로 분류되는 조중동의 논조다. 이런 종류의 영상물은 그 대상에 대해 대단한 영향력이 있어 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과 시각을 심어줄 수 있다. 특별히 폐쇄 사회로 분류되는 북한에 대해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이 기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북한 사회를 일상화된 지옥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두 프랑스에서는 꿈도 꾸어 보지 못했을 일상화된 것들이 기준이 되었을 것이다. 가령 내가 아플때 병원에 가면 준비된 간호사가 있고 구비된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는 의사가 있어 진료를 끝내고 수납원에게 돈을 내고 나오는 것이 그런 것이다. 즉,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어떤 곳은 지옥이 될수도 있고 어떤 곳은 천국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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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제목을 저렇게 잡은 것 자체가 편견으로 시작한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북한을 이해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에 하나는 문화적으로 다른 감각으로 살아가는 동시대의 북녘 사람들의 시와 소설, 뉴스, 공연, 영화등을 접해보는 것이다. 이런 간접적 경험말고 북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 대화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강산 관광은 그런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북한의 문화공연이 온정각에 위치해 있는 공연장에서 펼쳐지고 있으며 자연스레 문화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다. 기회가 되면 개성공단을 방문해 보는 것도 하나의 커다란 인식의 전환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통일은 어느순간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통일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인생의 동반자로 살아갈 아내와 함께 살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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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필요한 새로운 가구들부터 시작해서 법적인 혼인신고 장래 출산 계획 및 교육 가정경제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부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막상 살아갈때 당황하게 만드는 것들이 너무 많다. 잘 준비되었다는 것은 일이 발생하기 전부터 그 결과를 예측하는 것을 말한다. 발생할 일들을 위해 평소에 내공을 쌓아놓는다면 막상 일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게 된다. 시작만큼 철저하게 준비된 미래를 향해 오늘도 그 연습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한이해와 통일교육은 다가올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 너무나두 중요한 영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2007/01/31 22:44 2007/01/31 22:44
Posted by 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