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걸어가야 할 길
세희를 데리고 시청을 향한다. 나와 같은 몇사람의 아빠와 엄마의 모습을 지하철에서 동일하게 확인하며...

시청역 화장실은 북새통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촛불문화제에 함께 한다는 사실을 도착하자마자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그동안 눌러왔던 답답함들을 발산하러 오지는 않았다. 다만 나의 발걸음이 세희의 발걸음이 모여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픈 마음이 앞선 것 뿐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커다란 한 획을 그으려고 애쓰는 것도 않는다. 다만 상식적인 사실을 가지고 귀막아 듣지 않는 현 정부의 태도에 대한 비판적 행동이다.

지난밤 31일날 벌어졌던 물대포 소리에 처음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동행했던 세희는 대중이 모인 이런 장소가 어색하기만 한가보다. 무섭다는 이유로 선뜻 무엇인가 함께 하는 것에 몸을 사린다. 여태껏 내가 살아온 인생도 비슷하다. 맨 앞에 서서 행동했다기보다는 묵묵히 삶을 따라가는 것 외에는 행동으로 심화시킨 것이 별로 없다고 느껴지는 하루다. 지나번 촛불문화제의 성격을 파악하고 나서는 아이들을 이곳에 데리고 오는 것이 훨씬 좋다는 생각도 해본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지만 이런것이 민주주의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일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시청앞 5번출구를 나서자마서 늘어서 있는 표지판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글을 남겨놓았다. '나는 당신이 개념찾기를 희망한다', '미국 미친소는 너나먹어 부시야 ㅋㅋ'...등등의 메모지가 붙어있는 빼곡한 글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만큼 분출할 수 있는 출구를 찾지 못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글을 통해, 미디어를 통해 쏟어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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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에서 물감과 크레파스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려낸 태극기는 불편한 심기를 들어내 듯 이 노인의 손끝이 떨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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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하철역 출구위에서는 아래와 같은 푯말을 들고 참여한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하였다. '명박아 형이랑 실미도 가자!!!' 참 셀수도 없이 많은 단어들이 생성되었다. 불과 100일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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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들어 새로 만들어진 단어들만 나열해서 사전을 만들려 해도 가지수가 너무 많다. 기억하기 힘들정도로....

시청앞에는 웬 특수임무동지회인가 하는 단체가 추모제를 한다고 넓은 시청광장을 차지하고 있다. 200여명의 행사진행하는 사람들에게 수천명은 자리를 잃은채 변두리에서 천막치고 집회를 기다리고 있으며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의 불은 타오로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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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그리고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어찌 달리생각하면 다 불행한 국민들 중의 하나이다. 다만 이곳에 집회가 열리는 것을 교묘하 시간대를 이용해 시청광장을 점령하지 않았어도 이 분들께 돌아간 욕은 줄어 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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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움카페에서 나온 카페동아리 그룹의 맨 끝줄에 세희와 예린이가 앉아있다. 종종 이곳 모임인솔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간식을 가져와 서로 나누어 주곤 하는데 아이들은 그 혜택(?)을 보고 있다. 현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있는 사이 늘어난 반 정부 구호들과 '열심히 삽질한 당신 꺼져라'라든지 '광우병보다 당신이 더 무섭습니다'라는 말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은 구절이 되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외쳐댔으면 이리도 처참하게 무너져 버릴 수 있을까? 그 알량한 권위의식속에 높은 권좌에 앉아 있느라 미처 민초들의 심정을 살피지 못한게 죄라고 할 수 있을까? 암튼 귀 막고 살고 있는 것이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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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나는 민주주의를 사랑한다. 그러나 미친쇠고기는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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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2편에서)
2008/06/25 02:16 2008/06/25 02:16
Posted by 길목


일시 2007년 3월 5일(월) P.M. 7:00~9:00
장소 :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

아직 밖은 영화의 날씨로 겨울로 되돌아가고 있다.
차가운 공기만큼이나 마음도 서늘했던 나날이었을 것이다.
눈발은 휘날리고 바람도 잔잔하지 않다. 그만큼 내게 다가온 새로운 활력소는 떨어지고 있던 현상과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인지하고 그것을 나의 언어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했다. 여섯시가 되어야 일이 끝난다. 그리고 가방을 둘러메고 국수 한그릇으로 저녁을 해결하였다. 그리고 그 현장을 향한다. 때마침 불어닥친 한파는 바깥에 서 있는 것조차 어렵게 하였다. 을지로에서 시청까지 걸어가는데 가면서 계속 생각해 본다. 죽음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힘있게 연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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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건너기 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는 벌써 집회가 시작되고 있었다.]

아직은 다가오지 않는 그 무디어진 현장감과 전투력 상실은 사실 피폐해진 개혁정신만큼 퇴색해져 있어서인지 쉽게 적응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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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피켓을 만들어 대처하고 있는 평화를만드는 여성회 회원들]

많이 알고 지냈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운동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 남북나눔운동에서 내가 통일마당 간사를 하면서 처음 만났고 그 이후 찾아가는 통일교육을 누구보다 열심히 시행하는데 앞장서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접고 교육국 간사로 일하던 시절 아마두 우리가 이렇게 세월이 흐를만큼 오래 알아올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 마음이 편했던 것은 바로 그 시절 이후 계속 비슷한 영역을 걸어왔던 것이 절대적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 만나는 것보다 그냥 함께 걸어가고자 하는 지향점들이 비슷하기때문에 느껴지는 동질감은 같은 구성원으로 있으면서도 함께가는 지향점들이 없는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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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호 하사의 죽음으로 인한 피케팅]

대학생들의 사회적 인식과 행동들이 거의다 죽었다고 생각되었는데 의외로 이런 반전 모임들이 살아있다는 것에 놀랐다. 서울시립대와 저멀리 펄럭이는 성공회대 반전깃발은 무디어져 가기만 했던 내 마음에 차례대로 새로움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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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이 허연 청년 노인과 민주노동당 깃발들...]

계속 이어지는 준비된 연설문과 낭독, 그리고 반전 성명서는 2시간 가까이 강추위속에서 버티며 죽은 사람을 추모하고 인간을 억압하는 전쟁반대의 느낌을 강하게 갖게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과정에서 그 순서를 살펴보면 대중연설의 장으로 그 의미가 추락했으며 그 수많은 단체의 대표들이 나와 하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니 왜 이런 집회를 만들었을까하는 의문만 생긴다. 새로운 힘의 표출을 위해서? 추위속에서 대오를 갖추고 있는 나머지 사람들은 무엇때문에 그 지루했던 시간동안 추위와 싸웠을까? 정말로 윤장호 하사를 추모하기 위해서인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명분때문이었을까?

펄럭이는 민주노동당 깃발은 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그 잘난 열우당과 당나라당은 아예 관심조차 없다는 반증이려니 한다. 깃발이 나태내는 상징성이 좀더 다양하게 나타났으면 좋겠다. 3월 17일(토) 서울역에서의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마지막으로 모임을 파한다.

이날 가졌던 혼란들은 먼훗날 정리되어 평화의 불씨로 살아남기만을 바라면서...(광화문 한 곁에서 삶을 생각하며)
2007/03/14 06:08 2007/03/14 06:08
Posted by 길목